'2002년 기적' 되살릴 최정예 한국축구 라인업 "걸렸다"
카월 지구촌 축제속 감춰진 끔찍한 진실
정치로 얼룩진 역대급 오명 타이틀 붙어
축구장 8개 신축에 희생된 카타르 8노동자 6천여 명
카타르 국왕 "남의나라 잔치에 고추가루 뿌리지 말아야"

다음주 일요일 20일엔 지구촌 최대 축제인 월드컵이 펼쳐진다. 이번 대회는 예년관 달리 열사의  나라 중동지역 카타르에서 최초로 열린다. 평균  날씨가 워낙 무더워 경기에 참여하는 각국 대표  선수들을 배려해  대회를 11월경에 여는 경우도  이번 카타르 월드컵(카월)이 효시(嚆矢)다. 우리와 첫 번째 맞붙을 호적수는 우루과이고 가나•포루투칼 순으로 각축을 벌인다. 올림픽과 상벽을  이루는 지구촌 최대더비Derby인데다 우리에겐  20년 전 감격의 2002 월드컵 4강 신화의 기적에  대한 데쟈뷰로 역대 어느 대회보다 관심이 뜨겁다. 또한 벤투호 감독이 이끄는 태극전사의 기량 역시 20년전과 비교해도 손색이 없다. 얼마전 라디오 생방에 출연한 선수 겸 해설위원 구자철 위원에 따르면 한국대표팀 컨디션을 묻는 진행자의 질문에 "백두대간으로 불리는 축구의 허리가 제대로 맞춰진 최정예 상태(축구전문 용어로 '걸렸다') 다."라고 설명했다.

[사진=연세대학교 축구부]
[사진=연세대학교 축구부]

하지만 이번 카월은 우리 대표팀의 최상의 컨디션과는 별도로 많은 논란을 불러오고 있다. 최근  제프 블라터(86) 전 국제축구연맹(FIFA) 회장이  올해 월드컵 개최지로 카타르가 선정된 것에 대해 “잘못된 판단이었다”고 카타르를 향해 포문을  열며 논란이 시작되었다. 그는 카타르가 월드컵  개최국으로 선정되던 2010년 피파 현역회장이었고 자신이 개최국을 언박싱한 장본인이기도하다. 그런 그가 대놓고 카월에 대해 찬물을 끼얹는  행보를 보여 그 배경에 전 세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한편 카타르란 국가는 오래전부터 세계적으로 빈부 격차가 극심한 것으로 악명이 높다.  현 하마드 국왕을 포함해 로얄 패밀리를 중심으로 이뤄진 소수의 지배층에 비해 절대 다수의 국민을 구성하는 주체가 가난한 외국인 노동자다.  한 번도 월드컵을 치뤄본 경험이 없는 카타르엔 국제규격의 축구장이 전무했다.

그런데 막상 월드컵 개최국으로 일반적 예상을  깨고 카타르가 최종 선정되자 월드컵에 캐미맞는 축구장을 급조할 수 밖에 없었다. 개최국 선정 과 관련해서도 당시 카타르에 개최권을 준 FIFA의 결정에 의문을 품는 이들이 많았다. 이에 2015년 미국 법무부가 스위스 검찰과 공조해 선정 과정에서 부패혐의가 있었는지 두 차례 조사를 시작하는 등 카타르는 여러 부정부패 스캔들에 시달리며 우여곡절을 겪었다. 그러나 카타르 측은 그 어떠한 위법행위도 없었다고 줄곧 항변  했으며, 결국 개최지 선정을 둘러싼 논란에 대한 수사는 2017년 FIFA 자체 조사로 사실상 종결됐다. 중동 산유국 중 하나인 카타르는 보유하고 있는 국부(國富)면에선 중동내 손꼽히는 부자나라에 속한다. 따라서 무려 8개의 대형 축구장을 짧은 기간동안 한꺼번에 건설하는 비용조달엔 전혀 문제가 없다. 그런데 문제는 시간에 쫓겨 부랴  부랴 국제규격에 맞는 축구장을 짓다보니 공기를 단축시킬 수 밖에 없었고 무리한 건설 스케쥴에 따른 건설노동자들의 인권이 존중 받기는 극도로 열악했다. 이런 이유로 축구장 신축에 투입된 노동자 중에 무려 6천명이 넘는 노동자가 산재피해로 사망했다는 끔찍한 소식이 주요 외신을  통해 전해지면서 카타르는 악명을 남겼다. 지구촌 축제를 위해 카타르 노동자들의 목숨을 축구장에 갈아 넣었단 국제적 비난이 나올 수 밖에 없다. 이례적인 사망자 수와 건설기간 등을 따져 보면 매주 12명의 인부가 주검이 되어 축구장 건설  현장에서 실려나갔단 말이다. SPC 빵 공장 20대  노동자자 소스배합기에 끼임사 한 다음날 공장을 가동했단 사실로 여론의 뭇매를 맞고 대국민  불매 운동까지 벌이는 일은 카타르 노동자들의 당한 참혹한 여건에 비하면 명함도 내놓지 못할 정도다.

그래서 지각있는 참가국들은 카 월에 대해 보이콧 움직임까지 보이고 있다. 다만 참가 자체를 거부하기보다 인권유린에 대한 항의 표시로 개최되는 거리응원을 일체 생략하거나 선수들 유니폼에 인권 탄압 항의문구를 새겨넣는 방법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카타르는 그 동안 소수의 지배계급에 의해 외국인 노동자에 대한 인권유린이 다수의 외신을 통해 폭로되고 보도된 국가다.  카타르 지배층들은 이번 카월 개최를 계기로 이러한 정치사적 오명을 한꺼번에 해소해 보겠다는 의욕을 보이고 있다. 일종에 대규모 스포츠 행사 유치로 모든 추악한 정치 문화사회경제적 실태를 덮어버리는 스포츠워싱 SportsWashing 의혹이 제기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아무튼 역대 어느 월드컵보다 이번 카월은 최악의 정치월드컵으로 변질될 개연성을 내포하고 있다. 주최국 지도자인 하마드 알 타니 카타르 국왕 입장에선 이러한 논란에 마음이 편할리가 없다.  그는 남의나라 잔치에 고추가루 뿌리지 말라고  강력하게 반발하면서 한편으로 억울한단 입장문을 공식적으로 발표했다. 선수들 입장에서도 수 천 명의 사람이 가혹한 노동에 시달리다 사망한  그라운드를 밟으며 달리고 싶은 마음은 1도 없을 것이다. 카타르 주최 측은 이번 기회에 축구장 건설에 스러져간 무수한 영혼들의 원혼을 달래는  차원에서 개막행사에 이들에 대한 특별이벤트를 마련한 후에 대회 킥오프KICKOFF를 해야 뒷탈이 없지 않을까하는 생각을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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