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사장 등 수십 명 임원에게 일방적 명퇴 통보
이재용발 개혁의 세대교체 신호탄으로 읽혀
30대 상무, 40대 부사장 다수 탄생
졸지에 물갈이 대상 내몰린 해당자들 멘붕

한국축구팀의 카타르로부터 날아온 월드컵 16강 진출의 벅찬 감동과 대척점에 놓인 물갈이 대상에 오른 삼성전자 수십 명 임원들 처지가 눈길을 끈다. 삼성전자의 신임회장 이재용이 구조조정의 서슬퍼런 칼날을 마침내 뽑아 들었다. 조직의 상무급부터 부사장까지 주요 임원 수십 명에게 젊은 조직을 향한 물갈이 차원에서 일방적인 명예퇴직 통보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물갈이 대상에 포함된 해당 임원은 갑작스런 무관용적 인사조치에 멘붕에 빠졌고 조직 내부엔 평지풍파가 일고 있지만 일부에선 예견된 일이란 의견도 있다. 새로 취임한 이재용 회장발 개혁의 신호탄으로 읽힌다. 삼성전자가 다음 주 사장단과 임원 인사를 앞두고 1일부터 퇴직 임원을 대상으로 한 사전 고지에 들어 갔다.

삼성 안팎에서는 이번 인사에서 일부 사업부 간  인적 교류를 활성화해 사업 시너지를 극대화하고 내년 경제위기를 헤쳐 나갈 분위기 반전을 모색할 것 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2일 재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퇴직 대상 임원들에게 재계약이 어렵다는 내용을 전달했다. 상무급부터 부사장까지 수십 명이 퇴직 통보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인사가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승진 후 첫 정기인사인 만큼 세대 교체 및 자기사람 심기에 본격적으로 힘이 실릴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은 지난해 말 인사에서 연공서열을 타파한 ‘미래지향’ 인사를 추구한다고 대의명분을 밝힌 바 있다. 직급별 승진 연차 기준을 폐지하는 등 능력, 성과만  인정받는다면 임원에 조기 발탁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 이에 30대 상무, 40대 부사장 등 젊은 리더가 다수 뽑혔다. 이번 인사에서도 직급별 나이를 기준으로 물러나는 임원이 상당수여서 세대교체를 준비한다는 얘기가 나온다.

삼성은 6일경부터 사장단 인사에 이어 임원 승진  인사를 단행하고 이를 공식 발표할 예정이다. 사장단은 큰 변화보다는 불확실성 대비에 초점을  맞출 것이라는 데 무게가 실린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한종희 DX (세트)부문장(부회장)과 경계현  DS(반도체)부문장(사장)이 대표이사를 맡는 ‘투 톱’ 체제를 갖췄다. 올해엔 조직 외형을 유지하며  부사장급 아래 인사를 통해 조직 쇄신에 나서지 않겠느냐는 관측이 나온다. 특히 MX (모바일), VD (영상디스플레이), 생활가전 등 각 사업부 임원 구성에 큰 변화를 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인적 교류를 통해 사업부 간 시너지를 키우고 상대적으로 취약하다고 평가받던 사업 부문을 보완하겠다는 전략이다. VD사업부장과 생활가전 사업 부장을 겸직하는 한 부회장은 생활가전에 집중할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한편 그동안 재계 안팎에서 제기되던 그룹 컨트롤타워 부활은 시기상조라는 게 내부 중론이다.  일각에서 필요성이 제기됐지만 조직 구조보다 역량 강화가 우선이라는 분위기다. 이번에 추진되는 삼성전자의 세대교체 바람은 새로 취임한 이재용 회장의 의중이 그대로 실린 것으로 분석된다. 이 회장의 본격적인 자기사람 심기 작업의 일환이란 견해도 있다. 갑작스런 물갈이식 명퇴통보를 받고 졸지에 짐을 쌓게된 나이든 수십 명 임원 입장에선 '올게 온 것'이란 분위기보단 가뜩이나 날도 추운데 냉혹한 조직현실에 고배를 마셨다며 허탈해하는 분위기가 역력하다. 한편 삼성전자발 이러한 조직개혁 신호탄에 누리꾼들의 의견도 뜨겁다. 한 누리꾼은 '이게 삼성의 진면목이다. 45세 이상은 삼성 현장직에서 버티기 어렵다.'는 의견을 달았다. 또한 '임원이 무슨 명퇴냐?  일반직원들은 못내보내니 명퇴금 주면서 나가란  건데... 임원은 그냥 재계약 안되면 바로 짐싸는거 다.'라는 견해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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