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미스터 션샤인 주인공 ‘유진 초이’ 역의 실존 인물인 황기환 애국지사(1995년 건국훈장 애국장)의 유해가 마침내 고국산천으로 돌아온다.

드라마 속 배우 김태리씨가 연기한 고애신의 마지막 대사 “독립된 조국에서 다시 봅시다(see you again)”가 황기환 지사 순국 100년 만에 실현되는 것이다.

국가보훈처는 황기환 애국지사의 유해를 국내로 모셔오는 유해 봉환일을 오는 10일로 확정, 본격적인 봉환 절차에 착수했다고 4일 밝혔다.

보훈처는 우선 5일 유해 봉환반을 미국으로 파견한다. 현지 추모식 등의 일정을 진행한 뒤 황기환 지사의 유해를 모시고 9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을 출발해 10일 오전 인천국제공항에 도착할 예정이다.

박민식 보훈처장은 10일 인천공항을 통해 들어온 여객기에서 하기되는 유해를 오전 9시 직접 영접한 뒤 영정을 들고 운구에 나선다.

이후 황기환 지사의 유해를 실은 운구 차량이 대전현충원에 도착하면 오후 2시부터 대전현충원 현충탑 앞에서 유해 봉환식이 거행된다. 봉환식이 끝나면 독립유공자 7묘역에서 안장식이 이어진다.

보훈처는 앞서 황기환 지사의 유해 봉환을 위해 2019년과 2022년 두 차례에 걸쳐 미국 법원에 소송을 제기했으나 족보나 유족을 확인할 수 있는 공적 자료가 확인되지 않아 법원의 승인을 받지 못하는 등 어려움을 겪었다.

이에 보훈처와 뉴욕총영사관의 적극적인 설득과 노력을 통해 황 지사의 유해가 안장돼 있는 뉴욕 마운트 올리벳 묘지 측과 지난 1월 31일 파묘에 전격 합의함으로써 10년여 만에 유해봉환이 가능하게 됐다.

특히 이 과정에서 뉴욕시 홀든 및 보렐리 의원, 뉴욕시 관계자, 김광수 변호사의 헌신적인 노력과 지원이 있었다고 보훈처는 설명했다.

보훈처는 남궁선 보훈예우국장을 반장으로 하는 유해 봉환반을 편성해 5일 미국 뉴욕으로 파견한다. 8일 오전 11시 뉴욕한인교회에서 거행하는 추모식에 참석하고 유해봉환을 위해 힘써 준 이들에게 감사를 표할 계획이다.

추모식은 뉴욕총영사, 뉴욕한인회장, 한인교회 교인 등 뉴욕지역 교민 1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황기환 지사가 미군에 자원 입대해 제1차 세계대전에 참전한 점을 감안해 양국 국가가 연주되고 헌화, 약력보고, 추모사, 봉송사 등으로 진행될 예정이다.

뉴욕한인교회에서는 7일 헌화소를 설치해 운영하기로 했다. 뉴욕한인교회는 황기환 지사가 생전에 수많은 독립유공자들과 함께 다녔던 교회로 독립운동 관련 정보 교환, 독립운동 자금 마련 등을 했던 미주 독립운동의 대표적인 역사적 장소 중의 한 곳이다.

미국 현지에서의 일정을 마친 유해 봉환반은 뉴욕에서 출발하는 비행 편에 황기환 지사의 유해를 모시고 함께 귀국한다.

특히 2008년 황기환 지사 묘소를 처음으로 발견했던 장철우 전 뉴욕한인교회 담임목사가 정부의 초청을 받아 동행한다.

장 목사는 “묘소를 발견한 이후 지사님께서 하루 빨리 국내로 모셔지기를 바랐는데 이번에 유해 봉환이 성사돼 감격스럽다”고 소회를 밝혔다.

박 처장은 “유해 봉환에 협조해 준 모든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며 “보훈처는 지사님께서 꿈에도 그리던 고국산천에서 영면하실 수 있도록 최고의 예우를 다해 모시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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