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 子 신고…마약에 손댄 50대 父 체포
아버지의 비망록속 반전에 오열하는 형제
형제들을 화마에서 구해낸 아버지의 마지막 소원

마약을 투약한 50대 남성이 20대 아들 신고로 경찰에 붙잡혔다. 음성 경찰서는 마약류 관리법  위반 혐의로 A씨를 붙잡아 조사 중이라고 3일 밝혔다. A씨는 지난 1일 오후 충북 음성군 삼성면 지역의 고물상에서 필로폰을 투약한 혐의를 받는다. 경찰은 다음날인 2일 오전 7시50분경 “아버지가 마약을 한 것 같다. ”는 아들 B씨(20대)의 신고를 받고 출동했다. 현장에서 A씨를 체포한 경찰은 마약 간이 시약 검사를 실시했다. 그 결과 양성 반응이 나왔고 집 안에서 주사기 1개도 발견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A씨를 상대로 정확한 사건 경위를 조사한 뒤 구속영장을 신청할 예정이다.

한편 홀로 어린 형제를 돌보던 아버지가 화재사고로 직장마저 잃게되자 민생고를 이기지 못해 부득이 아이들을 고아원에 맡겼다. 어린 자식들은 시설에 자신들을 버린 무정한 부친에 대한 원망이 쌓여 갔다. 그렇게 십 년의 세월이 흘렀고 어느날 아버지란 사람이 불쑥 성인이 된 형제들 앞에 나타났다. 얼굴은 화상으로 흉칙하게 일그러졌고 손가락은 엉겨 붙어 모양이 섬뜩하고 기괴(奇怪)했다. 무려 십 년만에 형제앞에  모습을 드러낸 아버지 모습에 충격을 받자 더 이상 아들들 앞에 나타나지 않았다. 몇 년 후 부친의 부고소식에도 형제는 슬픔은 1도 없는 듯 덤덤했다. 신산(辛酸)한 생을 마친 아버지가 살던 시골집에는 차가운 주검만이 형제를 맞았다. 문상차 시골을 찾은 아버지 친척 한 분이 형제를 앞에서 이렇게 말했다. "너희 아버지는 생전에 입버릇처럼 화장은 싫다고 했다"는 유언을 형제에게 전달했지만 비용 문제를 들어 부친의 유언을 어기고 아버지 주검을 화장했다.

부친의 장례 후 유품을 태우다 불길속 아버지가 쓴 것으로 보이는 비망록이 막 타들어가고 있었다. 이를 바라보던 형제는 느낌이 이상해 비망록을 불속에서 꺼내 불을 껐다. 그리곤 아버지 비망록 첫 페이지를 펼쳤다. 그리고 형제는 비망록의 내용을 찬찬히 읽다 눈시울이 붉어졌고 마침내 눈물을 줄줄 흘리며 서로 부둥켜 안으며 오열했다. 비망록속엔 아버지의 모습이 흉칙하게 변한 사연과 그 원인이 형제들에게 있음이 구구절절이 적혀있었고 먼저 세상 뜬 아내와 남은 형제에 대한 유언으로 끝을 맺었다. "여보! 내가 당신을 여보라 부를 자격이나 있을까? 우리집을 화마가 덮은 그 날 당신을 먼저 구하지 못한 날 부디 용서해요. 울부 짖는 아이들을 외면하고 당신을 먼저 구할 순 없었소. 죄 많은 남편인 내가 염치없지만 이제 당신곁으로 가려고 하니 너무 날 원망하거나 박대하지 말아주구려. 당신덕에 애들은 잘 자라고 있으니 너무 걱정하지는 마요"

"사랑하는 아들들아. 평생 너희 형제에게 애비 노릇 제대로 못하고 이리 짐만 되다 가는구나. 차마 입이 떨어지지 않지만 마지막으로 너희들에게 한 가지만 부탁하자. 내 시신을 화장만은 하지 말아다오. 집이 불에 몽땅 타버린 사건을 겪고는 난 불이 정말 싫단다. 평생 밤마다 불에 타는 악몽에 십년을 넘게 시달려 그러니 제발 화장도 말고 내 유품도 태우지 말아다오" 까무라치듯 뒤늦게 터져나오는 형제의 통곡소리를 뒤로 한 채 타다만 비망록을 제외한 아버지의 유품들은 연기속으로 아득히 사라져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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