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리랑카·부룬디·체코·덴마크·몬테네그로 등 9개국 정상 만나
체코 대통령과 회담서는 원전·고속철도 건설 등 세일즈 외교

유엔사무총장 접견 모습. /사진=대통령실
유엔사무총장 접견 모습. /사진=대통령실

[검경일보 조성수 기자] 윤석열 대통령은 18일(현지시간) 제78차 유엔총회 참석차 미국 뉴욕을 방문한 첫날 9개국 정상과 양자 회담을 열어 2030 부산세계박람회 유치 호소에 총력을 기울였다.

대통령실 김은혜 홍보수석은 “대통령의 이번 미국 순방은 엑스포 총력전”이라면서 “뉴욕 공관을 부산 세계박람회 유치를 위한 사실상의 베이스캠프로 삼고 유엔본부를 오가며 최전선에서 동분서주하고 있다”고 전했다.

김 홍보수석에 따르면, 대통령은 각국 정상에게 “부산 엑스포는 세계 최고의 디지털 기술로 엑스포 참가국들의 문화와 역사, 자원과 상품을 전 세계에 홍보하는 최적의 플랫폼이 될 것”이라며 지지를 요청했다.

뉴욕에서 만난 첫 정상은 라닐 위크라마싱하 스리랑카 대통령이었다. 대통령은 회담에서 2030 부산 세계박람회에 대한 스리랑카의 지지를 요청하는 한편, 양국 관계 발전에 대해 의견을 교환했다.

대통령은 먼저 “한국의 개발 협력 중점 협력국인 스리랑카와 개발 협력, 노동, 기후변화 대응, 교역·투자 등의 분야에서 장기적인 파트너십을 목표로 협력해 나가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위크라마싱하 대통령은 스리랑카에 대한 한국의 지원에 사의를 표하고, 앞으로도 ICT, 교역, 노동, 지역개발, 문화 교류 등의 분야에서 한국과의 협력을 확대해 나가길 희망한다고 했다.

양국 정상은 현재 협의 중인 ‘한·스리랑카 기후변화 협력 협정’을 조속히 체결하기로 하고, 이번 회담을 계기로 양국 간 교류를 더욱 활발히 하는 한편, 양국 경제에 도움이 되는 협력사업을 지속 발굴해 나가기로 했다.

이어 대통령은 산마리노의 알렌산드로 스카라노 집정관과 아델레 톤니니 집정관과 정상회담을 열었다. 산마리노는 집정관 2인이 공동으로 통치하는 체제로, 이번 정상회담은 2000년 수교 이래 처음이다.

대통령은 2030 부산 세계박람회에 대한 지지를 요청하는 한편, “산마리노와의 관광협력 MOU가 조속히 체결돼 관광 분야 교류가 활성화되기를 바란다”고 했다.

이에 스카라노 및 톤니니 집정관은 양국 경제 협력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음을 평가하고, 앞으로 이중과세방지협정, 투자보장협정 등 양국 간 경제협력에 필요한 법적 틀을 만들어 나가기를 기대한다고 했다.

대통령은 K-문화와 산마리노의 문화산업 잠재력이 합쳐진다면 문화·창조 산업 분야에서 양국 간 협력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한다면서, 관련 분야 협력 방안에 대해 긴밀히 소통해 나가자고 했다.

대통령은 또 에바리스트 은다이시몌 부룬디 대통령과 1991년 수교 이래 32년 만에 처음으로 정상회담을 가졌다.

대통령은 양국 간 농업, 보건 등 분야에서 협력을 확대해 나가자며 부룬디를 포함한 아프리카 대륙 전체와의 경제협력 확대를 위한 정부의 노력을 설명했다.

아울러, 대통령은 내년 처음으로 한국에서 개최될 한·아프리카 정상회의에 대한 은다이시몌 대통령의 관심과 참석을 요청했다.

이에 은다이시몌 대통령은 부룬디의 농업과 목축 생산성, 보건의료 서비스 등을 개선하기 위한 한국의 지원에 사의를 표하고, 아프리카연합(AU) 부의장이자 동아프리카공동체(EAC) 의장으로서 한국 정부와 적극 협력하겠다고 화답했다.

이어진 페트르 파벨 체코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는 2030 세계박람회 지지 요청과 원전 등 인프라 세일즈외교를 이어갔다.

대통령은 체코측의 두코바니 신규 원전에 세계적인 기술력과 경쟁력을 갖춘 우리 기업이 참여할 수 있도록 파벨 대통령의 관심과 지원을 당부했으며, 수소경제 발전과 고속철도 건설 등 체코가 역점 추진 중인 분야에서 양국이 협력을 모색해 나가자고 했다.

이에 파벨 대통령은 에너지, 자동차, 고속철도 분야에서 한국과 협력을 확대해 나가기를 희망했다. 특히 체코는 리튬 자원이 풍부한 나라로 한국과 배터리 생산 협력을 희망한다고 하고, 우크라이나 재건 지원에도 한국과 협력해 나가자고 했다.

대통령은 메테 프레데릭센 덴마크 총리와 만나 양국이 2011년부터 매년 녹색성장 동맹회의를 개최하고, 그동안 녹색 전환 분야에서 긴밀하게 협력해 왔음을 평가했다.

프레데릭센 총리는 이에, 앞으로 해상 풍력, 친환경 선박, 지속가능 농업 등 다양한 분야에서 양국간 녹색 협력을 더 확대해나가자며 녹색성장 동맹을 더 발전시켜나가기를 희망했다.

아울러, 프레데릭센 총리는 최근 북-러 정상의 악수 장면이 유럽에서도 깊은 우려를 자아낸다면서, 한국과 덴마크 양국은 한반도와 역내 안보와 평화를 위해 공조해 나가기로 했다.

또 2006년 수교 이래 처음으로 만난 야코프 밀라토비치 몬테네그로 대통령과의 회담에서 대통령은 양국 교역액이 지난해 역대 최고를 기록하고 몬테네그로로부터의 동광 수입이 전년 대비 10배 증가하는 등 양국 간 경제교류가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대통령은 그간 몬테네그로와 다양한 개발협력 사업을 진행하여, 몬테네그로 인프라 등 국가 발전에 기여하고 있는 것을 뜻깊게 생각한다고 했으며, 밀라토비치 대통령은 IT, 사이버안보 분야에 대한 한국의 지원이 몬테네그로의 기술 발전 및 인프라 구축에 큰 도움이 되고 있다고 했다.

밀라토비치 대통령은 한국은 동아시아 지역에서 몬테네그로에 가장 중요한 전략 국가라며 양국이 준비 중인 ‘경제협력협정’뿐 아니라 ‘전략적 협정문서’를 추진해나가자고 덧붙였다.

이어진 투르크메니스탄과 세인트루시아와의 양자 회담에서도 2030 부산 세계박람회 유치 지지를 요청했다.

대통령은 세르다르 베르디무하메도프 투르크메니스탄 대통령에게 양국이 에너지, 플랜트 사업을 중심으로 활발한 건설 협력을 이어온 것을 평가하고, 앞으로도 양국 간 호혜적 협력이 강화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했다.

이에 베르디무하메도프 대통령은 한국이 투르크메니스탄에서 많은 대규모 사업을 성공적으로 수행해왔다고 하면서, 알카닥 신도시 건설사업에 스마트시티 분야에서 풍부한 경험과 기술을 보유하고 있는 한국 기업의 참여를 요청했다.

대통령은 우리 기업이 신도시 건설, 스마트 교통 체계 등 분야에서 기여할 수 있길 기대한다고 했다.

필립 조셉 피에르 세인트루시아 총리를 만나서는 대한민국이 기후변화, 청정에너지 전환 등 분야를 중심으로 카리브 국가들과 협력을 강화하고자 하며, 그 과정에서 동카리브국가기구(OECS) 사무국 소재국인 세인트루시아의 적극적 협조와 역할을 기대한다고 했다.

또 최근 세인트루시아가 요청한 크리켓 경기장 보수, 청소년 훈련차량 사업에 대한 지원사업도 신속히 추진될 것이라고 했다

피에르 총리는 한국의 무상원조사업 지원 결정에 감사하다고 하고, 특히 크리켓 경기장 전광판 보수 지원은 내년 세인트루시아에서 개최 예정인 크리켓 월드컵 행사 준비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했다.

마지막으로 젤코 콤쉬치 보스니아헤르체고비나 대통령위원회 의장과 정상회담을 가졌다. 대통령은 양국 교역규모가 아직 크지 않지만 빠르게 증가하는 추세라고 평가하고, 최근 합의한 경제협력협정을 기반으로 양국 협력의 잠재력을 실현할 수 있도록 함께 노력해 나가자고 했다.

콤쉬치 대통령위원장은 현재 진행중인 관세 위험관리 프로세스 개선사업을 통해 보스니아헤르체고비나 관세 행정 현대화를 지원하고 있는 데 대해 깊은 사의를 표했다.

한편, 김은혜 홍보수석은 “앞으로도 뉴욕에 머무는 동안 38개국 정상(9월18일 접수 기준)과 양자회담을 갖는데 이어 그룹별 정상 오찬과 만찬을 연이어 주재할 예정”이라며 “이번 순방에서 수출 뿐 아니라 기업의 해외진출·해외기업의 국내 투자유치 등 우리 국민과 기업이 뛸 수 있는 운동장을 넓히기 위해 분초를 다투며 뛸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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