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경일보 이동연 기자] 국제암연구소(IARC)가 소방공무원의 발암성 등급을 2B군 발암요인으로 지정한 지 13년 만에 최고 등급인 ‘1군’으로 상향 지정했다. 

이에 공무상 재해 인정 특례 질병의 종류에 소방공무원의 직업성 암이 대부분 포함돼 순직 및 공상 승인 과정에서 입증의 어려움을 덜 수 있게 됐다. 

특히 소방청은 이번 국제암연구소의 상향 지정은 소방청이 지원한 국내 소방관 코호트 연구가 큰 역할을 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는 국제암연구소가 소방공무원의 발암요인 상향에 국제적으로 26개의 수준 높은 연구 결과를 그 근거로 제시했는데, 이중 아시아에서는 유일하게 우리나라 소방관 코호트를 포함했기 때문이다. 

소방청은 지난 15년간 산·학·연구기관과 함께 소방공무원 안전·보건 증진을 통한 국민 안전확보를 위해 중·단기 연구개발사업(R&D)을 지속적으로 수행해 왔다.

특히 특정 요인에 노출된 집단과 노출되지 않은 집단을 추적하고 연구 대상 질병의 발생률을 비교해 요인과 질병 발생 관계를 조사하는 ‘코호트 연구’를 진행했다. 

이 연구는 소방청 R&D 사업으로 2009년부터 2011년까지 수행해 2012년과 2015년, 국제 저널에 ‘한국 소방관의 암 발생 및 사망위험’을 주제로 발표한 아시아 유일 소방관 코호트 연구다.  

올해 국제암연구소는 이 연구 결과 등을 근거로 소방관을 “인간에게 발암성이 있음”에 해당하는 1군(그룹1) 발암요인으로 상향 지정했다. 

참고로 그룹 2A는 “인간에게 발암 가능성이 있음”으로, 그룹 2B는 “인간에게 발암 가능성이 있지만 충분한 근거가 없음” 그리고 그룹 3은 “인간에게 발암성 없음”으로 분류하는데 그동안 소방관은 2B군에 해당했다.  

한편 국제암연구소 1군 발암 요인에 포함되려면 역학적 근거뿐만 아니라 기전적 근거도 뒷받침돼야 하는데, 이 기전적 연구에도 현재 진행 중인 소방청 R&D 사업논문 10여 편이 인용됐다.

이는 국제적으로 매우 이례적인데, 국내 소방의 보건 연구 수준을 입증함은 물론 소방청의 꾸준한 연구 지원에 대한 성과가 가시적으로 나타났다는 것을 의미한다.

무엇보다 보건 분야는 단기간에 연구 성과를 얻기 어려운데, 소방공무원의 안전·보건 증진을 위한 오랜 연구개발사업이 국제적 성과를 도출한 것이다. 

남화영 소방청장은 “앞으로도 소방공무원의 안전 및 보건과 관련된 국제적 수준의 연구를 지속적으로 수행해 소방공무원 안전·보건 증진을 통한 국민 안전확보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저작권자 © 검경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