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경일보 회장 강승호
검경일보 회장 강승호

[검경일보 회장 강승호] 국민의힘 혁신위원회가 결국 ‘용두사미’로 끝났다. 오는 24일까지 활동이 예정된 국민의힘 혁신위는 지난 7일 사실상 조기 종료됐다. 인요한 혁신위원장은 이날 혁신위 전체회의에서 “사실상 오늘 혁신위 회의로 활동을 마무리한다”고 못을 박았다.

지난 10월 26일 출범한 혁신위는 애초 이달 24일까지 60일간 활동할 예정이었는데, 당 지도부와 중진, 친윤계 핵심 의원들의 총선 불출마나 험지 출마 등으로 갈등을 빚다 결국 활동을 중단하기로 했다.

혁신위가 변죽만 울리다 빈손으로 조기 해산하자 당내에서는 지도부 책임론이 한층 격해지고 있다. 국민의힘 지도부가 ‘내년 총선 승리를 위해 주류가 희생하는 모습을 보이라’는 혁신위의 요구를 외면한 까닭이다.

당내 비판은 거세다. “인요한 혁신위 실패는 내년 국회의원 선거에서 국민의힘이 패배한다는 전조다”, “국민의힘은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패배 때보다 더 큰 위기” 등 혁신위의 조기 해산에 따른 후폭풍이 만만찮다.

당 안팎에서는 김기현 대표가 혁신위의 지도부·중진·친윤 희생론에 비토를 놓으면서 윤심(윤 대통령의 의중)을 거부했다는 해석도 나온다. 김 대표의 사퇴를 촉구하는 직접적인 목소리도 쏟아지는 이유다.

5선의 중진 서병수 의원은 “이제 결단할 때가 됐다”며 김 대표를 향해 사퇴를 직접 촉구했고, 서울 종로구 출마를 선언한 3선 하태경 의원은 쇄신 대상의 1순위에 김 대표를 올리며 강하게 비판했다. 하 의원은 “쇄신 대상 1순위는 김 대표”라며 “불출마로 부족, 사퇴만이 답”이라고 압박 수위를 높였다. 헌신과 희생을 요구한 혁신의 대의를 저버린 대가다.

혁신위와 줄 곳 갈등을 빚은 지도부·중진·친윤 등은 윤석열 정부에서 사실상 꽃길만 걸었다. 헌신과 희생은 아예 귓등으로도 듣지 않는 것 같다. 민심의 매서운 눈초리를 망각하는 것 같다. 나라를 위해서든 국민을 위해서든 사심 없이 희생의 길이 무엇인지 되새겨보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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