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경일보 강영택 총회장] 아카데미 작품상 등을 받은 영화 ‘기생충’에서 인상적인 연기로 세계에 얼굴을 알린 배우 이선균 씨가 지난 27일 서울 종로구 와룡공원 인근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마약 투약 혐의로 수사를 받아 오던 중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추정된다.
안타까운 일이다. 이선균 씨는 그동안 세 차례의 경찰조사에서 “유흥업소 실장 등에게 속았다. 마약인 줄 몰랐다”라며 줄 곳 억울함을 호소했는데, 진실이 밝혀지기 전에 이 같은 비극적인 사건이 벌어져 더욱 안타까움을 샀다.
진실이 가려진 그의 죽음에 국민 대다수가 황망해하고 안타까워하고 있다. 일부 국민은 경찰의 무리한 수사가 세계적으로 이름을 알린 대배우를 죽음으로 몰아넣었다고 비난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문재인 전 대통령도 이 같은 국민의 목소리에 힘을 보탰다. 문 전 대통령은 28일 “배우 이선균 님의 안타까운 죽음을 애도한다. 영화와 드라마로 친숙했던 배우여서 마치 잘 아는 지인이 세상을 떠난 것만 같다”라며 그의 죽음을 안타까워했다.
그러면서 “수사기관의 수사행태와 언론의 보도 행태가 극단적 선택의 원인으로 보여 더욱 가슴 아프다. 다시는 되풀이되지 않도록 후진적인 수사 관행과 보도 관행을 되돌아보고 벗어나는 계기가 되기를 간절히 바란다”라고 따끔한 일침을 놨다.
문 전 대통령의 지적처럼 경찰의 수사 방식은 이제 바뀌어야 한다. 이미지로 먹고사는 연예인들은 마약 관련 의혹만으로도 치명상을 입는데, 진실이 드러나기도 전에 혐의를 공개한다는 것은 문제가 심각하다.
이선균 씨의 사례처럼 범죄혐의가 확인되기도 전에 피의사실이 공표되거나 언론으로 흘러 나가면서 추측성 보도가 난무하고, 과도하게 포토 라인에 세우는 등 명예와 인격에 큰 상처를 줘 극단적 선택으로 내모는 일은 이제 끝내야 한다.
이선균 씨와 같은 사례가 또다시 반복되지 않도록 수사 과정에 대한 철저한 검증과 재발 방지 대책을 서둘러 마련하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