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경일보 강영택 총회장
검경일보 강영택 총회장

[검경일보 강영택 총회장] 윤석열 대통령이 오랜 침묵을 깨고 부인 김건희 여사의 명품 백 수수 논란에 대한 입장을 밝혔는데, 국민의 갈증을 모두 씻기에는 많이 부족한 느낌이다. 진보언론은 물론 조중동 등 이른바 보수언론들조차 아쉽다는 반응이다.

윤 대통령은 지난 7일 KBS 1TV에서 100분간 방영된 ‘특별대담 대통령실을 가다’ 대담에서 정치, 경제, 외교, 사회 등 국정 전반에 대해 집권 3년차 구상을 밝혔다. 이번 대담 녹화는 지난 4일 용산 대통령실에서 약 2시간 동안 진행됐다.

이날 방송에서 가장 관심을 끈 대목은 배우자 김 여사의 명품 백 수수 논란이다. 이에 대해 윤 대통령은 “(서울 서초동) 사저에 있을 때 (최재영 목사가 김 여사) 아버지와의 친분을 이야기하면서 다가왔는데 대통령이나 대통령 부인이 어느 누구에게 박절하게 대하기가 참 어렵다. 매정하게 끊지 못한 것이 문제라면 문제”라며 “아쉬운 점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손목) 시계에 몰카까지 들고 와서 이런 걸 (함정 취재) 했기 때문에 공작”이라며 “(국회의원) 선거를 앞둔 시점에 1년이 지나서 이렇게 이걸 터트리는 것 자체가 정치공작”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검찰에 26년 근무한 자신과 달리 김 여사가 “(내미는 선물을) 물리치기 어렵지 않았나 생각이 되고, 좀 아쉬운 점이 있다”면서 “앞으로는 이런 일이 발생 안 하게 조금 더 분명하게 선을 그어서 처신하는 게 중요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고 덧붙였다.

윤 대통령은 명품백 수수 논란에 대해 ‘함정 몰카 취재’를 비판하면서 끝내 유감 표명이나 사과는 하지는 않았다. “국민의 눈높이와의 천양지차인 상황 인식과 반성의 기미조차 찾을 수 없는 태도”라는 야권의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보수언론들조차 이번 대담은 국민이 듣고 싶거나 궁금해하는 것에 대한 대통령의 생각을 밝히기보다는 자신이 하고 싶은 얘기만 주로 전달했다고 평가절하했다. 이번 대담은 내용도 형식도 많이 아쉽다. 이렇게 어정쩡한 소통은 차라리 아니한 것만 못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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