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곳 없고 배고파서 ‘조건만남’ 통해 윤락녀 전락

가출한 10대 여성 4명 중 1명이 성매매를 경험한 것으로 드러나 충격을 주고 있다.

8일 서울시와 시민단체의 10대 가출여성에 대한 공동 설문조사 결과에 가출 후 가장 힘들었던 점은 돈 문제였고, 생활비가 없어 갈취를 하거나 절도, 아니면 성매매의 수렁으로 빠져든 것으로 나타났다.

응답자 4명 중 1명이 성매매를 경험한 심각한 상황에 처했던 것으로 조사됐다. 대부분 잘 곳이 없고 배가 고파서 하게 됐지만 강요에 의한 경우도 30%를 넘었다.

성산업 관련 일자리와 성매매를 통해 돈을 번 경우가 절반을 넘었는데, 유형별로는 ‘조건만남’이 가장 많았고 이어 노래방, 보도방, 단란주점과 룸살롱, 키스방 등의 순으로 집계됐다.

최초 가출한 나이는 만 12세∼15세가 가장 많았으며, 첫 가출 평균 연령은 만 13.7세였다.

가출 계기는 가족 간섭이 싫어서가 40%를 넘었고, 가족의 폭력과 폭언, 부모 불화가 많았다.

응답자의 40.7%는 성폭력 피해 경험이 있고, 이 중 가족과 친인척에 의한 성폭력 피해가 37.7%나 됐다.

서울시는 서울·경기지역 쉼터 25개소에 거주하는 10대 여성 175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 조사 결과를 토대로 토론회를 열어 대책을 강구해나갈 방침이다.

이와 함께 시는 위기에 놓인 가출 10대 여성들을 위해 연중 심야 거리상담 프로그램을 확대할 계획이며, ‘늘푸른자립학교’를 설립해 취업을 알선하고 있다.

시는 7월부터는 쉼터에 입소하지 않고 길거리에서 생활하는 10대 여성들이 일시적으로 머물 수 있는 지원시설인 ‘드롭인센터’도 설립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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