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장애인올림픽] 배영 50미터 세계기록 보유자 민병언 선수

장애인올림픽은 그 자체가 ‘장애’라는 역경을 딛고 감동의 인간승리를 펼치는 한 편의 드라마다. 런던장애인올림픽에 우리나라는 14개 종목, 88명의 선수가 참여한다. 모두 저마다 목표한 결실을 이루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지만, 이 가운데 배영 50미터에서 세계기록을 보유하고 있는 민병언 선수를 만나봤다.

▲ 배영 50미터에서 세계기록을 보유하고 있는 민병언 선수.
[검경일보 복장규 기자] 이천 장애인체육종합훈련원 수영장에서 만난 민병언(27) 선수는 희귀난치병으로 알려진 샤르코-마리-투스병(CMT)을 앓고 있다.

이 병은 유전자 희귀병으로 운동신경 및 감각신경이 특정한 유전자 돌연변이에 의해 손상되어 환자들은 발과 손의 근육들이 점점 위축돼 힘이 약해지고 발과 손 모양에 변형이 생긴다. 증상이 심할 경우 보행이 힘들어 휠체어에 의존해야 한다.

민 선수는 현재 장애인 수영등급(지체장애 부문) 중 세번째로 중증인 S3(등급에 따라 S1~S10까지 구분)에 속한다. 발은 전혀 움직이지 못하고 두 팔을 휘저으며 수영을 한다.

이런 민 선수는 자신의 주 종목인 배영 50미터 부문에서 세계 기록(43.67초)을 보유하고 있다. 지난 베이징장애인올림픽에서 중국 선수에게 0.49초 차이로 아깝게 2위에 머물렀다.

민 선수는 이번 런던올림픽에는 배영(50미터), 평영(50미터), 개인 혼영(150미터) 세 종목에 출전한다. 그는 “광저우아시안게임에서 내가 기록한 세계기록을 단축하는 것이 일차적인 목표”라고 말했다.

수영 국가대표팀 조순영 감독은 “병언이가 작년에 어깨가 좋지 않아 고생을 많이 했는데 그동안 준비를 잘해왔기 때문에 이번 올림픽에서 좋은 성과를 거둘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민 선수는 초등학교 때 병의 증세가 시작됐지만, 중학교 때까지는 달리기도 하는 등 생활에 특별한 불편을 느끼지 못했다고 한다.

하지만 이후 근육이 약해지면서 성인이 되어서는 정상적인 생활이 힘들어졌다. 그는 “CMT는 운동으로 병의 진행을 늦춰야 하기 때문에 22세 때 재활을 위해 수영을 처음 시작했다”며 “수영을 하면서 장애인들도 수영선수로 활동할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고 말했다.

“장애인 팀에 들어가서 같이 수영을 하다 보니 혼자 할 때보다 열심히 하게 되고, 실력도 점점 늘었습니다. 그러다가 2006년 국가대표로 선발되었고, 그해 말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열린 세계수영선수권대회에 출전했습니다. 경기를 마치고 보니까 세계 신기록을세운 것입니다. 당시 결과가 기대 이상으로 좋아 계속 수영을 하게 됐습니다.”

민 선수는 “2008년 베이징올림픽에서는 너무 긴장을 해서 제 실력을 모두 발휘하지 못했다”며 “이번 런던올림픽에서 메달 색깔이 뭐가 되든지 노력한 만큼의 결과를 얻기 위해 마음 편하게 경기에 임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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