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마 대통령 “책임자 반드시 색출”…美 중동정책 급변 전망

[검경일보 복장규 기자] 리비아 주재 미 대사가 무장세력의 공격을 받고 피살됐다.

9·11테러 11주년인 11일(현지시간) 리비아 제2의 도시 벵가지의 미국 총영사관이 무장 세력의 습격을 받아 J 크리스토퍼 스티븐스(52) 미 대사와 영사관 직원 3명이 사망했다.

미 대사가 공무수행 중 피습으로 숨진 것은 1979년 아프가니스탄 주재 미 대사가 테러리스트들에게 납치됐다 사망한 이후 처음이다.

미국 정부는 오바마 대통령과 클린턴 국무장관이 모두 나서 이번 공격을 강력 비난하고 책임자를 반드시 색출하겠다고 다짐했다.

미 백악관은 스티븐스 리비아 주재 미국대사가 동부 도시 벵가지 영사관에서 무장세력들의 공격을 받고 목숨을 잃었다고 13일 공식 발표했다.

이 사고로 스티븐스 대사와 함께 다른 세 명의 미국 외교관도 숨졌다.

대사 피살과 공관 피습에 직면한 오바마 대통령은 긴급 대책회의를 갖고 “이번 대사 피살에 관련된 무장세력들을 반드시 정의의 심판대에 세우겠다”고 밝혔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런 몰지각한 폭력은 절대로 정당화될 수 없다”면서 “세계가 단결해서 이런 잔인한 행동을 단호하게 거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다른 사람의 종교적 신념을 비방하려는 모든 시도들을 거부한다”며 이번 사태를 촉발시킨 반 이슬람 영화도 문제를 삼았다.

이날 리비아와 이집트에서의 반미 시위는 이스라엘 태생 미국인이 동영상 사이트 유튜브에 올린 영화가 이슬람교 창시자인 마호메트를 모욕했다며 급속히 확산됐다.

이후 이집트 수도 카이로에서도 이슬람 근본주의 세력이 이끈 시위대 3000명이 미 대사관을 에워싸고 성조기를 불태우며 반미 시위를 벌였고, 마침내 무장 세력 수십 명은 공중에 총을 발사하며 벵가지 미 영사관에 난입했다.

일부는 건물에 불을 지르고 성조기를 찢었고, 인근 농장에서는 영사관 쪽을 향해 로켓추진 수류탄이 발사됐다.

이번 사태로 중동 전역에서 반미 시위가 확산될지, 미국의 중동정책이 급변할지 주목된다.

저작권자 © 검경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