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자 수 60명에 13명 사망…정부, 방역현장 찾아 안전조치 당부

[검경일보 조성수 기자] H7N9형 신종 조류인플루엔자(AI)가 중국 북쪽으로 확산되는 등 대유행을 일으킬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공포감마저 급속히 퍼지고 있다. 현재까지 환자 수는 60명에 13명이 사망했다.

특히 인구 2000만 명의 수도 베이징에서도 사망환자가 발생하면서 빠른 확산조짐을 보이고 있다.

이에 정부는 공항과 항만 입국자들을 상대로 발열검사를 하고, 농가 방역활동을 강화하는 등 국내 유입을 막기 위한 대책을 마련했다.

▲ 경기도 평택시 오성면 한 농가 입구에서 이재빈 평택시 축수산과 가축방역팀 주무관이 생석회가루를 뿌리며 방역작업을 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신종 AI 유입에 대비해 구슬땀을 흘리는 정부의 방역활동 현장을 찾았다.

지난 15일 오후 경기도 평택시 오성면 창내리 마을 입구. 마을에는 주민들의 모습을 찾아 볼 수 없었다. 대신 마을 농가입구 마다 ‘방역상 출입금지’ 팻말과 고정식 소독기만 설치돼 있다.

농가 입구에는 소유주들이 비치해둔 생석회 마대와 희뿌연 소독약품들이 곳곳에 뿌려져 있었다. 축사내로 차량이 진입을 할 수 없도록 쇠사슬이 둘러쳐 있다.

AI 방역작업을 위해 나온 이영욱 경기도 평택시 가축방역계장이 방역차량의 농가 주위 이동 경로를 살펴보고 있다. 농림축산검역본부 용인가축질병관리센터와 평택시 직원들이 방역복을 갈아입는 동안 방역차량은 분무용 약품을 뿜으며 축사 외부를 소독했다.

농가로 차량이 진입하자 고정식 소독기가 작동한다. 방역차량도 예외없는 소독이 이뤄졌다. 고정식 소독기는 농장주들이 300만원을 들여 설치했다. 설치비용의 절반은 평택시가 지원했다. 

지난 2008년 4월 평택시 포승읍 석정리 일대에 AI가 발생해 사육중인 닭과 오리 등 가금류를 살처분한 전철을 밟지 않기 위해 주민들이 설치한 것.

실제 이곳은 포승읍과 불과 15km 밖에 떨어지지 않았다. 안성천과 불과 둑 하나를 사이에 두고 있어 철새들이 수시로 날아들어 수확이 끝난 논바닥에서 낱알을 찾고 있었다.

게다가 평택항을 통해 중국으로 부터의 고병원성 AI의 국내 유입 가능성이 다른 지역보다 높아 방역당국 관계자들의 모습에는 긴장감이 역력했다. 

주민들도 이번 사태를 예민하게 받아들였다. 마치 5년 전의 악몽이 되살아 난 듯 보였다.

육계 5만수를 사육하는 박홍수(47)씨는 “5년전 발생한 AI로 인해 인근 양계농가가 상당한 타격을 입는 것을 지켜봤다”며 “전용 백신이 없기 때문에 축사에 외부인이 출입하는 것을 차단하고 내부 소독을 늘리는 것이 최선”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한달 뒤 지금 기르고 있는 육계를 출하해야 하는데 AI의 영향을 받지 않을까 걱정”이라고 푸념했다.

그는 방역당국 관계자들의 축사 내부 출입마저도 쉽게 허용하지 않았다. 방역을 위해 여러 축사를 다녀야하는 이들이 행여나 AI를 유입시킬 수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이용욱 평택시 가축방역계장은 “지난 가을부터 이어온 특별방역 활동을 최근 더욱 강화하고 있다”며 “5월까지는 안심을 할 수 없어 축사 외부와 진입도로 주변에 집중적으로 소독약을 뿌리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철저한 방역소독으로 AI 바이러스 유입을 완벽히 차단하겠다”고 강조했다.

정부도 최근 중국에서 고병원성 AI로 인한 사망자가 발생하자 특별검역대책을 추진하고 AI 특별방역대책기간을 운영하는 등 유입에 대비해 만전을 기하고 있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중국, 홍콩 등 노선에 검역탐지견 투입을 강화하고 AI 발생국 여행객 휴대품 검사 강화와 축산관계자 소독 강화 등 특별검역대책을 추진하고 있다. 해외 여행객에게는 축산농가와 가축시장 등의 방문을 자제시켰다.

귀국 후 5일 동안은 가축 사육시설의 출입을 삼가하고 여행지에서 판매한 육류·햄·소시지 등의 반입 자제를 요구하고 있다. 가금류 사육농장의 철저한 소독 등 차단방역을 한층 강화하며 농장 종사자들의 가금류와 접촉 시 소독 등 안전조치를 당부하고 있다.

AI 특별방역대책기간(매년 10월에서 다음해 5월)을 설정해 방역상황실을 24시간 가동하고 중앙기동 점검반을 8개반에서 16개반으로 확대 편성했다. 또 가금사육농가 소독설비 도축장 소독실시 여부, 시군 AI 차단방역 실태 등 가금농가 방역 위반사항을 집중 점검할 계획이다.

농식품부는 복지부 질병관리본부와 인수공통전염병위원회를 공동구성하고 AI 등 발생상황 정보와 대책도 상호 공유하고 있다.

임종율 농림축산검역본부 용인가축질병방역센터장은 “지금 AI 청정국 지위를 유지하기 위한 보이지 않는 전쟁을 치르고 있다”며“정부의 철저한 차단방역과 함께 농장주들의 개인위생 관리가 더욱 철저히 요구되는 시점”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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