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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경일보 특별기고/ 이주옥(수필가)] 이십대인 딸아이는 돼지코를 붙인 제 얼굴 사진을 카카오 톡 프로필 사진으로 걸어 놓았다. 멀쩡한 얼굴을 일부러 망가뜨려 놓는가 싶어 고슴도치 엄마인 나는 질색을 했다. 심지어 어느 날은 그것도 모자라 카이젤 수염을 그려 놓기도 한다. 대체 멀쩡한 제 얼굴에 낙서를 해서 희화화 시키는 심리는 무엇일까.학창시절 꽤 착실했던 나도 유일하게 선생님께 지적을 당할 때는 언제나 책이나 노트에 낙서를 해놓았을 때였다. 수업에 집중하지 않았다는 질책이었다. 내 낙서는 대부분 어떤 도형이나 인물이었다. 상대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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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옥
2019.03.05 08: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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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경일보 특별기고/ 이주옥(수필가)] ‘어머니가 하나뿐인 아기를 안듯 우리는 저마다의 상처를 안는다. 비탄의 회랑을 걷는 짧은 기도와 한숨 속을 퍼지는 진언 속에 우리의 한 생애가 누군가와 만나고 우리는 그 사람을 안으며 그의 생애를 안는다. ’ 김재진의 시 ‘포옹’의 일부다.얼마 전 지하철 역사에서 술에 취해 경찰과 실랑이 하던 남성을 포옹하는 청년의 사진이 눈에 들어왔다. 다수의 사람들이 그 청년의 따뜻한 인성에 감동하면서 스스로를 돌아봤다고 말했다. 누구나 쉽게 할 수 있을 것 같은 행위를 미처 하지 못하는 스스로에게 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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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옥
2019.02.26 0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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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경일보 특별기고/ 이주옥(수필가)] “오메, 오메 오진 거!”비가 많이 내리는 아침이면 빗소리만큼이나 우렁우렁 한 어머니 목소리가 아침잠을 설치게 했다. 빗물은 벌써 대야 가득 넘쳐났다. 내리는 비가 등을 흠뻑 적셔도 아랑곳 않은 채 연신 빗물을 끼얹어 팔뚝을 쓸어내리고 바가지로 물을 퍼부어 시멘트 마당의 흙을 씻어 내렸다. 빗물이 가득 찬 고무 대야를 바라보며 포만감에 가득 찬 사람처럼 여유롭고 흐뭇한 표정을 지으며 한참을 행복해했다.집엔 커다란 자주색 고무 대야가 기본 3개는 됐다. 비가 많이 내리는 날이면 그것도 모자라 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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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옥
2019.02.19 07: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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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경일보 특별기고/ 이주옥(수필가)] 집에 화초를 기르지 않은지 꽤 오래됐다. 어느 시절엔 베란다 가득 푸른 화초를 들여놓고 정성껏 물을 주고 만지작거리는 재미가 있었다. 그러다 꽃 한 송이라도 올라올라치면 탄성을 지르며 행복해 했다. 특히 봄엔 화원에 들러 색색의 제라늄을 비롯해서 초록 빛 스킨답스나 아이비를 사들였다. 무엇보다 가을엔 국화 화분 한 개라도 사야 제대로 계절을 맞이하고 보내는 통과의례처럼 여겼다. 국화 한 다발이면 온통 가을을 다 안은 기분이었다. 하지만 어느 날 신상에 커다란 진통을 한번 겪은 뒤로 자그마한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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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옥
2019.02.13 08: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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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경일보 특별기고/ 이주옥(수필가)] 밤새 배터리는 100% 만땅으로 채워졌다. 하지만 종일 부른 배를 안고 드러누워 있을 틈이 없다. 눈 뜨자마자 열어서 밤사이 도착한 문자 몇 개 읽고 뉴스 헤드라인 몇 개 읽으니 금세 반 토막으로 소진된다. 간혹 동영상이라도 보면 반나절 넘기기도 어렵다. 액정화면이 아예 꺼져 버릴까봐 불안하다. 통화 중에 경고 문구가 날아온다. 배터리가 얼마 안 남았으니 충전하라고. 실시간 바로바로 표시되는 잔여 량. 낭비하지 않고 적당히 배분해서 알뜰하게 쓰지 않으면 정작 다급하고 중요한 업무에 지장을 초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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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옥
2019.02.07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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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경일보 특별기고/ 이주옥(수필가)] 모처럼 휴일에 집에 있는 아이들이 간식으로 치킨을 먹었다. 대부분의 인스턴트 음식들이 그렇듯 강렬한 흡입의 즐거움이 지나면 느끼하고 더부룩함이 후유증으로 남는다. 자연히 속을 개운하게 할 후처방이 필요하다.문득 오랜 날 냉장고에서 말 그대로 찬밥신세가 되어가는 밥 한공기가 생각났다. 냉기에 마르고 있는 것을 꺼내 채반에 바쳐 찬물 샤워를 시켰다. 어느 베테랑 세프가 알려준 누룽지 만드는 방법이다. 냉장고 안에서 진기를 잃은 지 오래지만 또 한 번의 물세례를 받아 남아있을지 모르는 찐득함을 마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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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옥
2019.01.29 0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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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경일보 특별기고/ 이주옥(수필가)] “어둠이 깊을수록 별은 더 환하게 빛난다.” 참으로 고전적이고 시적이지만 물리적으로도 맞는 말이다. 별빛마저 잠든 하늘은 그야말로 칠흑이다. 하지만 인간의 일상에 문명이 잠입한 뒤로 온전히 세상이 어둠에 잠겼던 적이 있었던가 싶다.시골의 밤은 유난히 까맸다. 외등하나 없는 골목길은 공포스럽기까지 했다. 밤 8시를 전후로 동네는 모두 잠 속에 빠진 듯 적막했고 간간히 개 짖는 소리만 고요를 흔들어 깨우고는 했다. 나 또한 유난히 초저녁잠이 많은 부모님 덕분에 덩달아 일찍 불을 꺼야 했고 텔레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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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옥
2019.01.23 1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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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경일보 특별기고/ 이주옥(수필가)] 언제부턴가 새벽잠을 깨우는 사람들이 있다. 하루걸러 두세 명의 남자들이 내게 연정 가득한 메일을 보내온다. 그들은 모두 외국인이다. 이름은 Mr. Reem, Wilson, Davide이다. 내 얼굴이 글로벌 시대에 어울리게 국제적이던가. 아니면 이제 드디어 날개 달고 세계를 누빌 수 있는 절호의 기회가 온 것인가. 젊었을 때도 없었던 남자들의 무더기 대시라니, 내 생에 봄날이 이제인가 싶다. 가뜩이나 복잡하고 바쁜 세상, 짧은 시 한 줄도 읽기 어렵고 거기에다 이모티콘 한 개로 의사 전달을 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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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옥
2019.01.17 08: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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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경일보 특별기고/ 이주옥(수필가)] 유난히도 건강을 챙기는 요즘 사람들. 그 중 섭생의 중요함이 새삼 화두가 되는 현실이다. 그러다 보니 쌀과 보리로 밥을 짓고 구수한 된장국과 손수 담근 김치로 하루 세 끼 식사를 해결하는 사람들이 오히려 조금은 수준 낮은 식생활이라는 인식까지 생길 지경이다. 날이면 날마다 쏟아지는 정보의 홍수. 그중 식품정보가 우리 생활에 끼치는 영향은 무시무시하다. 하지만 각 매체마다, 연구가마다 조금씩 다른 정의와 영향 피력 때문에 그것을 받아들이는 우리는 오히려 판단이 흐려질 때가 더 많다. 쉽게 구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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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옥
2019.01.10 08: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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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경일보 특별기고/ 이주옥(수필가)] 살림 경력 어언 30년이다. 눈 감고도 밥물을 맞추고 간 보지 않고도 식구들 입맛에 맞는 음식을 만들 만 한 시간이다. 하지만 30여 년 동안 친정어머니가 보내주신 반찬을 먹고 살았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런 어느 날 어머니의 손맛이 조금씩 변해 감을 느꼈다. 나날이 간이 세지는 반찬을 먹으면서 염치 모르고 짜네, 맵네 농담 섞인 타박까지 했다.우리 아이들은 딱히 고유한 엄마반찬이라고 할 만한 게 없다고 지나가는 말로 한번 씩 툭 던진다. 내가 먹어봐도 내가 만든 반찬은 같은 재료라도 그때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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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옥
2019.01.03 0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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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경일보 특별기고/ 이주옥(수필가)] 화장은 예뻐 보이기 위한 수단으로 첫 번째다. 왜 화장을 하느냐고 묻는다면 열에 아홉은 예뻐 보이고 싶다는 대답을 할 것이다.화장의 역사는 B.C 7000-8000년에 이집트인들에 의해 시작됐다고 한다. 사막에서 내리쬐는 태양으로부터 눈부심을 막기 위해 아이라인을 그렸고 사막의 바람을 막기 위해 개미의 알을 녹여 만든 크림을 발랐다고 한다. 아름다움보다는 기후에 따른 부작용을 방지하기 위함이었다. 우리나라도 애초 추위를 덜 타기 위해 돼지기름을 몸에 발랐다고 하니 서양의 역사와 다를 것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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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옥
2018.12.27 08: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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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경일보 이주옥 기자] '2018 한국을 빛낸 사회발전 대상 시상식'이 지난 22일 오후 2시 대한민국 국회 의원회관 제1소회의실에서 열렸다.한국을 빛낸 사회발전 대상 조직위원회가 주최하고 국회출입 기자클럽, 대한방송연합뉴스 등이 주관한 이날 시상식에는 김명곤 전 문화환경부 장관, 김형봉 코리아 산타마을 총재, 수상자와 가족 등 총 300여명이 참석해 성황을 이뤘다.김채현 아나운서의 사회로 초대가수들의 흥겨운 식전 축하무대에 이어 군·관·민 각 분야에서 국가와 사회를 위해 헌신 봉사한 수상자들에게 상장을 수여하고,
정부·정치
이주옥
2018.12.23 1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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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경일보 특별기고/ 이주옥(수필가)] 24살 청년이 분진가루 날리고 소음 가득한 열악한 발전소 현장에서 업무 수행 중 켄베이어 벨트에 감겨 죽었다. 청년은 이력서 들고 아무리 헤매도 취업이 안돼서 결국 하청업체에 비정규직으로 들어갔고 그곳에서 성실히 일하며 정규직을 꿈꿨다. 하루아침에 외아들을 잃고 오열하는 부모의 눈물은 단지 한 개인의 슬픈 가족사만은 아니었다.입사 2주짜리 신입사원에게 별 안전교육 없이 현장을 맡겼다고 한다. 하루 24시간 근무에 최소한의 안전장치도 없었다고 한다. 특히 다른 어느 곳보다 발전소의 근무조건은 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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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옥
2018.12.19 0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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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경일보 특별기고/ 이주옥(수필가)] ‘내가 하면 로맨스, 남이 하면 불륜.’ 요즘 식으로 짧게 줄이면 ‘내로남불’이다. 이 말은 90년대 정치권에서부터 쓰기 시작했고 요즘도 여전히 정치권에서 가장 많이 인용한다. ‘자기 눈의 들보는 못보고 남의 눈에 티만 본다.’ 그리고 ‘똥 묻은 개가 재 묻은 개 나무란다.’는 속담과도 일맥상통하며 사자성어로는 아시타비(我是他比- 나는 옳고 다른 사람은 그르다)가 있다. 내가 하는 일에는 명분을 세우고 그럴듯하게 합리화하면서 남이 하는 일은 그 의미를 비하하거나 비난할 때 쓰는 말이다. 대부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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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옥
2018.12.11 07: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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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경일보 특별기고/ 이주옥(수필가)] 가끔씩 도로위에서 교통사고 횟수나 사망자 수가 쓰인 표지판을 보면 섬뜩하다. 문득 인간사 문명에 가장 유익하게 이용되는 자동차가 때로는 사람의 목숨을 앗아가는 가장 유력한 무기가 아닌가 싶은 생각이 들기도 한다.작년 한 해 우리나라 교통사고 사망자 수는 4천 200명에 달했다는 통계가 있었다. 노르웨이가 13명이었고 스웨덴이 260여명이었던 것에 비하면 놀라운 숫자가 아닐 수 없다. 그들 나라는 운전자들의 의식도 물론이지만 무엇보다 교통법규가 엄격하다고 한다. 특히 노르웨이는 ‘무관용 알콜허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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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옥
2018.12.05 08: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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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경일보 특별기고/ 이주옥(수필가)] 쌀은 물론, 다양한 과일 및 채소의 수확이 끝나고 집집마다 곡간이 가장 배부를 즈음이다. 봄여름 내내 땀 흘리고 가꾼 먹거리들이 단맛을 들이고 토실하게 살찌우기를 끝내고 제 모습을 드러내 보임으로써 나름대로 밥값을 하는 때다. 토양에 거름을 주고 바람과 햇빛과 물을 흠씬 들이킨 것들은 저마다 탐스런 것들로 성장을 해 농부들에게 수확의 기쁨을 안겨줬다.나는 유난히 흙 속에서 자란 뿌리채소에 욕심과 호기심이 많다. 그래서 나중에 마당이 있는 집에서 꼭 텃밭을 가꾸리란 다짐을 한다. 그 중 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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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옥
2018.11.28 08: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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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경일보 특별기고/ 이주옥(수필가)] 올해는 한파가 없었다. 그나마 다행이라고 입을 모았다. 해마다 멀쩡하다가도 그날만 되면 기온이 급작이 내려가서 당사자는 물론 고사장 밖에 있는 부모들도 가슴 떨고 마음 졸여야했다.2019년도 수학능력시험이 끝났다. 한 개인에게도 그렇고 국가적으로도 거사를 치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변함없는 연례행사지만 한 세상을 살아가기 위해 대부분의 청년들이 겪게 되는 첫 번째 통과의례가 명실공이 대학입시부터라고 할 수 있으려나. 굳이 물리적인 한파가 아니라도 충분히 마음이 얼 정도로 추운 일이다.이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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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옥
2018.11.20 0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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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경일보 특별기고/ 이주옥(수필가)] 그를 한마디로 괴물이라고 표현하기도 했다. 동영상으로 보는 그의 행위는 누가 봐도 괴물의 그것처럼 보였다. 단순히 본인의 심기를 상하게 했다는 이유로, 또는 자신의 치부를 은폐하기 위한 방어책으로 선택한 물리적인 폭력. 인간이 인간에게 하는 최소한의 배려나 존엄은 찾아볼 수가 없었다. 최악의 방법이었다.인간이 인간에게 저지르는 가장 차원 낮은 감정 표현은 폭력이다. 비폭력주의자 간디는“비폭력은 인류가 활용할 수 있는 가장 강력한 힘이다.”라고 말했다. 굳이 간디의 말을 빗대어 설명하지 않더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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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옥
2018.11.13 0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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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경일보 특별기고/ 이주옥(수필가)] 딸만 둘인 나는 아들에 대한 아쉬움을 가져본 적이 없다. 자매가 서로 얼굴 붉힌 적 없이 밤 새워 도란도란 나누는 이야기를 자장가인 양 엿 들으며 잠들 때 더 없이 행복하다. 거기에다 더 좋은 건 군대 보내지 않아도 된다는 것이었다.친구들은 아들 군대 보낸 이야기를 할 때는 늘 훌쩍이며 이 세상에서 가장 슬픈 모션을 취했다. 그때마다 마흔 살에 낳은 아들을 환갑에 군대 보내고 대합실을 나서던 친정아버지의 휘청거리는 걸음이 떠올라 그들의 입장과 감정에 충분히 공감하고 동조했다.왜 그렇게 군대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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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옥
2018.11.06 07: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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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경일보 특별기고/ 이주옥(수필가)] 고대 그리스 시인 호메로스의 ‘일리아스’에 등장하는 아킬레우스는 “분노란 똑똑 떨어지는 꿀보다 더 달콤해 인간들의 가슴속에서 연기처럼 커지는 법”이라고 말했다. 트로이 전쟁의 영웅 아킬레우스는 신과 인간들 사이에 분노가 사라지기를 원하지만 분노야말로 유혹적이면서 강한 전파력을 가진 것이라고 애시 당초 갈파했다.개인적으로 가장 아름다운 때라고 생각하는 달 10월인데, 유난히 끔찍한 사건 사고가 많았다. 특히나 사소한 불만으로 시작되어 결국은 소중한 생명을 앗은 것으로 확대돼서 더욱 안타깝고 슬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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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옥
2018.10.30 07:24